장미의 전쟁이 나온 시기가 1990년대라고 한다. 나는 이 영화를 언제 봤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때 기억으로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부 싸움이 꼭 시트콤 같았고,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을 많이 남겼던것 같았다. 결혼전이라 결혼하면 모두 사랑으로 사는 줄 알았다. 그것도 20대 초반에 꿈같은 결혼을 생각했던지라, 영화는 이해하지 못하고, 시트콤처럼 재미있게 본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나는 늦은 결혼으로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10년동안 아이를 키우다가 문득 영화 "장미의 전쟁"이 생각났다. 아마도 그때 이해되지 않았던 의문점들이 그리고 그때 못 봤던 장면들이 새롭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 한참을 영화 "장미의전쟁" 을 찾았다. 그때는 넷플릭스가 없던 시절이여서, 온갖 자료들을 찾아봤지만, "장미의전쟁"은 찾지 못했다.
영화 "장미의전쟁"이 그 시절에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아니면, 왜 저럴까 싸울까? 하는 의문점 때문에, 나의 손을 꼽을 만한 옛 영화찾기가 되었다.
그러다가, 몇년전 EBS금요영화에서 상영 되었고, 넷플릭스에도 올라가 있는 영화라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찾아서 어제 드뎌 봤다.
스포일러 있음
주연 : 마이클 더글라스(올리브역), 캐슬린 티너(바바라역)
오래간만에 만나는 두 배우들을 우선 정리해본다.
01. 마이클 더글라스
1988년 '월 스트리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004년 골든 글로브상 평생 공로상, 2014년 TV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들'로 에미상, 골든 글로브상, 미국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톱 배우로 2000년 25살 연하의 여배우 캐서린 제타 존스와 결혼했다.
최근영화 마블 영화 엔드게임과 앤트맨에 행크 핌 박사역으로 출연 했다고 한다.
마블 영화를 다시 찾아봐야겠다.
02. 캐서린 터너
1984년 제 10회 LA 비평가 협회상 여우주연상, 1980년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과 악수를 하는데, 도널드트럼프를 회상하기를 "웃기는 사람이더군요. 징그럽게 악수했어요. 손을 맞잡더니 주먹 안에서 검지로 제 손바닥을 문지르더군요. 그걸 친해지려는 몸짓이라고 변명하려 하고요. 재빨리 손을 빼고 '웩' 했죠. 뭐" 와우~~여장부다.
그녀는 한참 섹시심벌로 떠오를 때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30대 후반 연기를 접었다고 한다. "내가 가장 믿는 구석이 몸이었으니, 정말 힘들었다. 몸이 좋지 않으니 그럼 난 뭔가 싶었다."
영화는 하버드 법대생 올리브랑, 메디슨대 체조 선수 바바라가 첫눈에 반하면서 결혼을 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부자는 아니지만, 올리브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바바라의 헌신적인 사랑은 영화 초반에 많이 나온다. 그러다가 올리브는 유명한 변호사로 성장하고, 점점 상류층에 오르면서 아내를 무시하기 시작한다.
변호사 승진에 기뻐하며, 회사 사람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비싼 크리스탈 컵을 보며, 모두 부러워 해 올리브랑 바바라가 비싼 크리스탈 컵을 싸게 사게 된 경위를 설명하려다 올리브가 바바라에게 이야기 할 기회를 주게 된다.
바바라는 그 곳에 가게 된 경위, 그 두 부부를 우연히 만나면서 벌어진 일들을 늘어 놓다보니, 정작 크리스탈 컵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그걸 지켜보던 올리브가 상사의 눈치를 보면서 아내의 지루한 설명에 지쳐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가로채면서 바바라의 감정이 조금씩 쌓여가는걸 보여준다.
요리에 재능이 있었던 바바라가 자기가 한 요리를 누군가 사면서 그걸 사업으로 해보겠다는 올리브에게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그렇지만, 돌아오는건 자기가 충분히 먹여주고, 멋진 삶을 살게 해 주는데, 굳이 "알량한 요리로 돈 몇푼 받으며, 이웃에게 음식을 판매하냐."고 핀잔을 준다. 그렇게 조금씩 올리브는 자기의 일만 중요하고, 아내 바바라의 감정은 생각하지 않고, 모든 일에 바바라를 무시하기 시작한다.
첫눈에 반해 사랑을 했지만, 서로가 정말 다르다는건 애완동물에서도 나타난다. 개를 좋아하는 '올리브'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바바라', 작은차지만 명품을 좋아하는 '올리브'와 큰차를 좋아하는'바바라', 이성적인 '올리브'와 감성적인'바바라' 바바라는 점점 감정이 무뎌져 가는데, 올리브는 그 사실조차 모른다.
자기의 변호사 일이 승승장구 하는 것처럼, 집안 일도 자기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기가 지금 무시하는 아내는 속으로 곪아터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올리브는 바바라의 양다리걸기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에 유서도 쓰게 된다. 자기의 모든걸 바바라에게 주겠다는 글을 남긴 올리브와 달리 남편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전화를 받은 바바라는 남편에게 가는 길에 자기가 남편이 없는 세상에 살게 된다는 사실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는걸 걸 알게 되고, 남편과 함께 사는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바바라는 남편에게 솔직한 자기 감정을 이야기 하고 이혼을 결심하게 된다.
이혼을 결심하면서 둘은 집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바바라는 그 집을 사랑해서이고, 남편은 자기가 가진 모든것을 내놓고 싫어서이다. 아내 바바라의 이혼문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것 같다. 이성적인 바바라에 비해 자꾸만 바바라가 가장 아끼는 것에 손을 대기 때문이다. 고양이도 그렇고, 아내가 승승장구 하고 있는 외식업에서도 아내의 신경을 건드리기에 급급하다. 바바라가 만든 음식에 기침을 하고, 가래를 뱉고 생선에 오줌을 누고, 화난 바바라는 올리브가 가장 아끼는 명품 차를 자기 차로 부숴버린다.
상처만 남을건 뻔한 일인데, 둘은 끝도 없이 달리는 기차 화폭이다. 바바라가 아끼는 요리도구들을 불태우고, 올리브가 아끼는 도자기를 깨면서 부부는 파국을 향해 내 달린다. 이 모든 사건이 하룻밤에 일어난다는것도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된다.
남편 올리브는 마지막 순간에도 아내 바바라에게 "이 모든 일을 겪으면서도 난 항상 당신을 사랑했어."라고 말하지만, 바바라는 사랑에 관한 답은 주지 않는다.
그건 영화 마지막을 보면, 대답대신 몸짓으로 알 수 있다.
20대 초반에 봤을때는 그저 블랙코미디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너무나 현실적이다. 남자와 여자의 감정을 정말 잘 드러내 주는것 같다. 조금씩 무시당하는 아내와 자기 권력의 맛에 빠져 있는 남편! 아무리 좋은 사람, 좋은 환경이라도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좋은게 아니다.
영화 장미의 전쟁! 벌써 3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때도 그런 세상이고, 지금도 그런 세상이다. 문득 결혼이 뭔지 다시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영화 장미의 전쟁을 보고,다시 한번 자기 결혼 생활을 진단해보길 바라고, 모두가 행복한 결혼 생활이였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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